박씨가 돈 쓰는 법

교통사고 (1)

봉천동 박씨 2020. 1. 22. 21:19

 

박씨의 자동차 세계관

 

 

 

잠을 깊게 자서 그런지, 평소에 꿈을 아예 안꾸는 편이다.
그래서 가뭄에 콩 나듯 꿈을 꾸고 나면 의식에 확 박혀버리는데, 그 날의 꿈은 이런 내용.

퇴근할때 항상 지나는 오르막길.
차가 조-금씩 느려지더니 시동이 꺼져버렸다.
‘어..응? 엥?’하는 동안 급기야 차가 서서히 뒤로 구르기 시작했다.

뭐지 ->
어뜩하지 ->
사이드 브레이크! 빨리! ->
사이드가 어딨더라
(손으로 기어박스 근처를 더듬더듬)

하는동안 이미 뒤에서 ‘꿍’소리가 나버렸다.
다행히 누군가 크게 다칠 정도의 충격은 아니었다.
룸미러로 새하얀 차가 보였다.
그제서야 사이드를 쭉 걸고 내렸는데,
내 눈 앞에 펼쳐진 장면은 대충...
본 사진은 글의 내용과 상관 없습니다. 출처 : 네이버 이미지 검색
본 사진은 글의 내용과 상관 없습니다. 출처 : 네이버 이미지 검색
모델은 모르지만 ^^ 모델과 상관없이 다 저 세상 가격 ㅎ


난 소위 ‘차알못’이라 길바닥에 다니는 차의 10%도 알지 못한다. (* 표지 그림 <자동차 세계관> 참조)
근데 저 순간은 기가 막히게도 두가지 날카로운 생각이 머리에 치고 들어왔다.

1. 저 엠블럼은 ‘마세라티’군.
2. 몰라도 저 물건은 1억이 넘는다. 

 

 

눈에서 장면이 사라지는 와중에도 꿈에 취해 생각은 이어졌다.
근데 그 내용이 일반적으로 사고 후에 할만한 생각,

다시말해

‘차가 왜 이러지’(원인에 대한 호기심)도,
‘나는 왜 재빨리 대처하지 못했을까’(스스로에 대한 분노)도,
‘저 분은 왜 나를 피하지 못하셨을까’(남탓)도,
‘내 대물 한도가 얼마더라’(현실적 Next Step)아니었다.


그 순간 나의 질문은 기이하게도,
‘ㅅㅂ 어째서 봉천동같은 동네에 마세라티같은 차가 다니지’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정말 요상한 끝맺음이었다.
꿈 내용보다 깨어나며 한 생각은 더욱 그랬다.

 

 

 

 

나도 몰랐던 나의 세계관 일부..

 


(본격 돈 쓴 내용은 담번에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