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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이 밥 맥여주나기묘한 이야기 2020. 2. 17. 16:32
데뷔 시즌 3루타를 쳐낸 류현진님 때는 바야흐로 2015년,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K와 이른 점심식사를 하기로 했다.
그 날 찾은 곳은 평소에도 자주 가던 대형 중화 요릿집이었는데, 마침 류현진씨의 경기 일정이 한국 시간으로 낮이었다.대형 TV가 여러대 있던 그 가게는 식사를 하며 류현진님의 활약을 지켜보는 이들로 가득했고, 장내 분위기는 미국 LA에 위치한 다저스타디움이나 다름없었다.
허나 그날은 우리 둘다 여러가지 골치 아픈 문제들로 인해 성이 잔뜩 나있었다. '과연 우리가 밥을 먹을 자격이 있는가'에 대해 각자 곱씹어야 할 처지였는데, 저 양반들은 뭐가 저리 즐거운가 심술이 난 것이다. 이와 무관하게 티비속의 류현진님은 눈부신 호투에 이어 심지어 3루타를 쳤고 중국집의 텐션과 소음수준은 우리의 인내심을 조금씩 시험하기 시작했다.
새우볶음밥을 꾸역꾸역 입에 밀어넣던 K가 낮은 목소리로 뇌까렸다.
K : ‘’류현진이 밥 맥여주나.."
박씨: (시끄러워서 잘 듣지 못하고) "뭐라고?"
K : "류현진이 밥 맥여주나.."박씨: (청각이 조금 상실된 상태라..) "머라는겨..."
K : "류현진이 밥 맥여주나!"
라고 하는 그 순간 마침 귀신이 지나가는것 마냥 주변이 조용해졌고, K의 말이 장내방송 마냥 울려퍼졌다. 현실이라기에는 너무 일본 학원 영화에나 나올법한 장면이었다. ㅠㅠ
이 중에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면,
사실 류현진님은 많은 사람들의 밥을 먹여주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유튜브에서 류현진님 다큐멘터리 클립을 몇개 보다가 지난 기억이 퍼올려졌다.'기묘한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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